미·중 반도체 전쟁의 새 국면: 중국, 엔비디아에 반독점 조사 착수

2024년 12월 9일, 중국이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발표하며 미·중 반도체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조사는 미국이 고급 반도체의 중국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으며, 반도체 산업이 지닌 전략적 중요성을 재확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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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경: 미·중 무역전쟁과 반도체의 중요성

 

미국과 중국은 수년간 무역전쟁과 기술 패권 다툼을 벌여왔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사이버전, 군사 장비와 같은 국가 안보와 경제적 전략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서버를 구동하는 최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글로벌 선두 기업이다.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지난 4분기 동안 135억 달러로 글로벌 매출의 약 12%를 차지한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중국 판매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수출 통제를 하며 중국에 대한 첨단 메모리 칩과 AI 애플리케이션용 반도체의 수출을 막았고, 140개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규제 조사와 원자재 수출 통제를 무기로 대응하고 있다.

 

2. 반독점 조사: 엔비디아-멜라녹스 인수 조건 위반?

 

이번 반독점 조사는 엔비디아가 2020년 이스라엘 네트워킹 기업 멜라녹스(Mellanox)를 약 70억 달러에 인수할 당시 설정된 조건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중국 시장 규제 기관(SAMR)은 당시 공급 차질 방지 및 중국 고객에 대한 차별 금지를 조건으로 인수를 승인했다.

조사 기관은 엔비디아가 이 조건들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구체적인 위반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같은 반독점 조사는 단순히 기업의 법적 위반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전략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 중국의 전략적 의도: 경고와 보복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가 중국의 정치적 대응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에 단순히 방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임기 시작을 앞두고 나온 움직임이라 더 큰 주목을 받는다.

중국은 이미 마이크론(Micron)의 칩 구매를 제한하고, 주요 원자재 수출 규제를 강화한 바 있다.

엔비디아에 대한 조사는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경고와 더불어 협상용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전략은 "미국의 규제가 심화되면, 우리도 반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자국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4. 엔비디아의 대응 및 전망

 

엔비디아는 현재까지 미국 규제의 틈을 찾아 제품을 조정하며 중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규제 당국의 질문에 성실히 답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은 엔비디아에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며, 일부 중국 기업들은 브로커를 통해 해외에서 엔비디아 칩을 우회적으로 확보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향후 반독점 조사 결과에 따라 엔비디아는 막대한 벌금(최대 전년도 매출의 10%)을 물게 될 수도 있으며, 이는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갈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5. 결론: 미·중 기술 패권의 향방

 

엔비디아에 대한 중국의 반독점 조사는 단순한 법적 절차가 아닌 기술 패권 전쟁의 또 다른 전선이라 볼 수 있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을 촉진하고, 동시에 미국의 기술 제재에 맞서 규제 도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향후 주요 변수를 생각해보자.

-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차기 미국 정부가 중국과 협상할 의지를 보일지 여부.

- 반독점 조사 결과: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에 미치는 영향.

- 중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 속도: 중국이 자체적인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걸리는 시간.

 

결국,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미·중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양국 모두 전략적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 자립을 이루기 위한 싸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